트럼프와의 동맹, 결별, 그리고 테슬라의 미래
2025년 미국 정치권은 거대한 충격파를 맞았습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신당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 선언하며, 기존 양당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을 이끄는 세계적인 혁신 기업가이자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머스크의 정치 진입은, 그 파급력 자체만으로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브로맨스’부터 결별, 그리고 아메리카당 창당의 배경과 향후 전망, 그리고 그의 기업 테슬라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와 머스크 동맹의 시작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머스크는 공공연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강력한 정치적 후원자로 나섰습니다. 그는 공화당을 향해 상당한 금액의 정치 자금을 투입했고,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 정부개혁 부처인 정부효율부(DOGE) 장관으로 임명되어 정부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 부문 인력 감축을 진두지휘했습니다.
두 사람의 유대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동맹을 넘어, 일종의 '공공-민간 혁신 연합'으로까지 확장됐습니다. 정책 방향, 언론 대응, SNS 활동 등에서 공조를 이어간 두 사람은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브로맨스’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머스크의 영향력은 행정부 내에서도 독보적이었고, 트럼프 역시 그를 경제·기술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중시했습니다.
균열의 시작, 정책 갈등과 공개적 충돌
하지만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2025년 들어 빠르게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전환점은 트럼프가 밀어붙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었습니다. 이 법안은 대규모 감세와 국방·인프라 분야의 과감한 재정지출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었지만, 머스크는 이를 “미국의 재정과 미래산업을 파괴하는 미친 짓”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특히, 법안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을 축소하고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추구하는 머스크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SNS ‘X’를 통해 “이 법안은 미래 일자리를 죽이는 법”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공개석상에서 머스크를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불충한 인물”이라고 비난하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대한 연방 보조금 및 정부 계약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SNS, 언론 인터뷰, 공개 성명 등을 통해 거침없는 비난과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양당 체제에 던진 도전장
결국 2025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머스크는 자신의 플랫폼 X를 통해 신당 창당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말과 함께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의 깃발을 올린 것입니다.
머스크는 전날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찬성률이 65%를 기록하자, 하루 만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는 “현재의 미국은 민주주의가 아닌, 부패한 일당제의 변형일 뿐이다”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를 비판했습니다.
아메리카당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 상원 2~3석, 하원 8~10석을 목표로 소수 정당의 ‘캐스팅보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극단이 아닌 합리적인 중도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며 양극단 정치를 지양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미국 정치의 지각변동 예고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은 단순한 정치 뉴스가 아닌, 미국 정치 판도 자체의 재편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머스크는 기존 공화·민주 양당에 실망한 중도층, 젊은 유권자, 실리콘밸리 및 테크업계 지지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주요 법안에서 결정적 캐스팅보트 역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제3당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머스크의 막강한 자금력과 대중적 팬덤, 그리고 SNS를 활용한 직접 소통 방식은 기존 정치 문법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결별로 주요 후원자를 잃었으며, 머스크가 비판적인 중도 표심을 모아간다면 공화당 재집권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테슬라 오너 리스크와 정치 불확실성
정치적 갈등은 머스크 개인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 등 그가 이끄는 기업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와의 공개 설전이 벌어질 때마다 테슬라 주가는 급격한 변동을 겪고 있으며, 신당 창당 발표 이후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기업 경영에 대한 집중을 분산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머스크 관련 기업들에 대한 연방 보조금 및 계약 축소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는 전기차, 자율주행, AI, 로보택시 등 테슬라의 미래 성장 분야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투자은행은 “정치적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높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AI 및 로보택시 등 신사업이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오너 리스크’가 테슬라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회와 위기의 교차점에 선 머스크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를 넘어 미국의 정치, 경제, 산업 구조 전반에 충격을 던진 중대 사건입니다. 트럼프와의 결별은 머스크의 정치적 독립 선언이자, 기존 양당 구조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도전이 테슬라를 비롯한 머스크의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큽니다. 이제 시장과 정치는 머스크라는 변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글로벌 이슈로 번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머스크가 ‘정치인’으로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이 도전이 그가 이끄는 미래 기술 기업에 어떤 명암을 남길지, 우리는 역사적인 전환점 위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