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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판 관련주 총정리, 반도체의 판을 뒤바꿀 '게임 체인저'

1. 유리기판이란 무엇인가

반도체 산업에서 한동안 화두가 되어온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유리기판(Glass Substrate)'입니다. 반도체 하면 보통 실리콘 웨이퍼나 칩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칩들이 서로 소통하고 작동하려면 '기판'이라는 무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이 무대를 담당해온 것은 플라스틱(에폭시 수지) 소재의 유기기판이었습니다.

그런데 AI 시대가 열리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AI 반도체는 점점 더 크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 울트라'는 소비 전력이 1000W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 플라스틱 기판으로는 이 열과 압력을 버텨내기가 어렵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기판이 휘고, 면적이 넓어질수록 회로 선을 세밀하게 새기기도 힘들어집니다.

유리기판은 바로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유리는 플라스틱보다 딱딱하고 열에 훨씬 강합니다. 표면이 매끄러워 더 가는 회로를 그릴 수 있고, 열팽창계수(온도 변화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드는 정도)가 기존 유기기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기기판 대비 데이터 처리량은 약 8배, 전력 소비는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수치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반도체 업계가 70년 넘게 써온 플라스틱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소재입니다.

반도체 유리기판 시제품을 전시했다./SKC
반도체 유리기판 시제품 by SKC


인텔은 유리기판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를 선언하며 2030년 표준화를 목표로 내세웠고,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입니다.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기판 전용 공장을 완공했고, LG이노텍도 개발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일제히 뛰어든 이 시장의 글로벌 규모는 현재 수십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대에 이르러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유리는 플라스틱과 달리 충격에 약해 잘 깨집니다. 제조 과정에서 마이크로미터 단위보다 작은 '미세 균열(마이크로 크랙)'이 생기면 기판 전체가 깨지거나 찢어지는 결함으로 이어집니다. 아직 업계 전반에서 완벽한 미세 균열 검사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 양산을 늦추는 핵심 난제입니다. 그래서 업계 컨센서스는 본격적인 양산 시점을 대체로 2027년에서 2028년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


2. 최근 트렌드와 뉴스

지금 유리기판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상용화 레이스의 가속입니다. SKC는 앱솔릭스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그 자금의 60%를 유리기판 개발에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앱솔릭스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대상 제품 개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당초 2025년 말로 잡았던 양산 목표가 2026년 초로 한 차례 미뤄졌고, 이후 컨퍼런스콜에서도 명확한 양산 시점을 제시하지 못하며 일정이 안갯속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SKC 측은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검증 항목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기는 보다 안정적인 경로를 밟고 있습니다. AMD, 브로드컴 등에 유리기판 샘플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지며, 애플·인텔·테슬라 등과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글라스 코어 합작법인(JV)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해 소재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입니다.

둘째, 미세 균열 문제가 양산 최대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서치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많은 기업이 TGV 제조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특히 "미세 균열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로미터 단위보다 작은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 균열이 기판 깨짐과 적층 찢어짐 현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리기판 상용화 시점이 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유리기판이 2026년을 기점으로 실험실을 벗어나 하이엔드 서버와 AI 칩에 시범 적용되기 시작하고, 2027~2028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업 생산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유리기판


3. 관련주 정리

유리기판 밸류체인은 크게 기판 양산사, 장비사, 소재사, 검사장비사로 나뉩니다. 각 기업이 어떤 포지션에서 수혜를 노리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SKC (011790 · 코스피)

현재 주가 약 109,700원 / 시가총액 약 3.9조 원

SKC는 유리기판 테마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기업입니다.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를 통해 AMD, AWS 등 글로벌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며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고,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건설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유리기판 사업이 SK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합니다. 현재는 주력 사업인 동박(전기차 배터리용 구리 필름) 사업 부진과 유리기판 선행 투자 비용이 겹쳐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SKC는 "유리기판이 언제 매출로 현실화되느냐"가 주가의 핵심 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양산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 전용 공장이라는 상징성과 글로벌 고객사 인증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유리기판 수혜주 중 핵심 종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삼성전기 (009150 · 코스피)

현재 주가 약 138,600원 / 시가총액 약 10.3조 원

삼성전기는 현재 국내에서 유리기판을 실질적으로 생산하고 시험 중인 가장 큰 기업입니다. 본업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FC-BGA(반도체 패키지 기판)에서 이미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유리기판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을 유리기판 마더팹으로 삼고, 본격 양산 시점은 이르면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스미토모화학·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까지 내재화함으로써, 외부 소재 조달에 의존하는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리기판 매출 비중은 현재 거의 없지만, 본업 FC-BGA 매출이 AI 인프라 수요와 함께 성장하면서 유리기판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구조입니다.

필옵틱스 (161580 · 코스닥)

현재 주가 약 48,400원 / 시가총액 약 1.1조 원

필옵틱스는 증권사들이 유리기판 테마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장비 전문 기업입니다. TGV 장비뿐 아니라 마스크 없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DI 노광기, 미세 홀을 가공하는 레이저 ABF 드릴링, 유리기판을 개별 유닛으로 분리하는 싱귤레이션 장비까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공정 전반에 걸쳐 장비를 납품할 수 있다는 점이 단일 공정에만 집중하는 경쟁사보다 유리합니다.

현재 유리기판 매출 비중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본업은 OLED 디스플레이 레이저 장비와 이차전지 공정 장비입니다. 52주 주가 범위가 27,850원에서 60,300원까지 분포하는 등 변동성이 상당히 큰 종목이며, 현재 EPS 기준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리기판 양산이 본격화될 때 가장 먼저 수주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장비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와이씨켐 (112290 · 코스닥)

현재 주가 약 25,550원 / 시가총액 약 2,200억 원대

와이씨켐은 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리기판 3종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PR), 스트리퍼(Stripper), 디벨로퍼(Developer) 3종에 대해 모두 독점 양산라인에 납품하게 되는 유일한 소재 업체입니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 유리기판용 포토레지스트 양산 평가를 통과하고 고객사 공급을 개시한 점이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거기에 유리기판 특수 코팅제와 박리제까지 개발하며 소재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습니다.

소재 기업의 특성상 장비주보다 주목도가 낮을 수 있지만, 양산이 시작되면 소모성 소재의 반복 구매 수요가 직접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유리기판 관련 매출은 아직 소규모지만, 본사업인 HBM 공정용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도 꾸준한 성장이 진행 중입니다.

켐트로닉스 (089010 · 코스닥)

현재 주가 약 28,700원대 / 시가총액 약 4,600억 원대

켐트로닉스는 화학 소재와 식각 공정 전문 기업으로, 유리기판의 TGV(유리관통전극) 습식 식각 공정에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유리 원장 식각으로 수십 년간 쌓은 유리 가공 및 습식 식각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TGV 핵심 공정인 홀 내부 평탄화와 파티클 제거를 수행할 수 있어, 삼성전기 등 주요 유리기판 양산사의 핵심 공정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와의 협력 관계가 공개적으로 확인된 점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주력 매출은 여전히 반도체 공정용 화학약품과 터치 센서 관련 사업이며, 유리기판 TGV 식각 매출은 현재 초기 단계입니다. 반도체 EUV 공정의 핵심 소재인 PGMEA 개발도 병행하고 있어, 유리기판 이외의 성장 축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


와이엠티 (251370 · 코스닥)

현재 주가 약 13,965원대 / 시가총액 수천억 원대

와이엠티는 유리기판 밸류체인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TGV 홀을 구리로 채우는 도금 약품(화학 소재)과 외주 도금 서비스를 동시에 보유한 국내 유일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도금에 쓰이는 약품도 직접 만들고 도금 작업도 직접 수행합니다. 와이엠티의 2025년 매출은 약 1,4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9% 급증하며 흑자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회사 측은 실적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해외 자회사 매출 증가와 신규 시장 매출 발생을 들었습니다. 유리기판 양산이 시작되면 소모성 약품의 반복 구매 수요가 직접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HB테크놀러지 (078150 · 코스닥)

현재 주가 약 3,420원대 / 시가총액 소형

HB테크놀러지는 검사장비 분야에서 유리기판 테마의 가장 선도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입니다. SKC 앱솔릭스에 유리기판 검사 장비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실질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했습니다. 파일럿 양산용 글라스기판 검사·리페어 장비를 이미 납품했으며, 양산이 본격화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도 있습니다.

본업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전공정 자동광학검사(AOI)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이 분야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사실상 독점 기업입니다. 유리기판 검사 장비는 아직 초기 레퍼런스 단계이지만, 앞서 언급한 미세 균열 검사의 중요성이 부각될수록 검사 장비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 수혜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아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 위 내용은 공개된 정보와 뉴스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에 따른 모든 손익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투자 결정 전 반드시 개인의 투자 성향과 재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시고, 필요하다면 전문 금융 기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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